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 D-5 앞두고 부품주부터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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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9월 9일(현지시간)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하는 가운데, 하루 전 사전판매를 마감한 삼성 갤럭시 Z폴드8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두 진영의 폴더블 경쟁에 불을 지폈다.

지난 3일, 삼성전자의 갤럭시 Z폴드8·Z플립8 국내 사전판매가 막을 내렸다. 지난달 28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이번 사전판매에서 삼성은 144만 대를 팔아치우며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사전판매 중 최대 매출을 새로 썼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인 9일, 이번에는 애플이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행사를 연다. 무대에 오를 주인공은 아이폰18 프로·프로 맥스와 함께, 애플이 그동안 한 번도 내놓은 적 없는 폴더블 아이폰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은 오랫동안 삼성의 독무대였다. 삼성이 갤럭시 폴드 시리즈로 8년 가까이 시장을 다져오는 동안, 애플은 화면이 접히는 부위의 주름과 내구성 문제를 이유로 신중한 태도를 지켜왔다. 그 사이 화웨이·아너 등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폴더블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격전지로 자리 잡았다. 이번에 애플이 마침내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얼마나 얇고 튼튼하게 만들었는가”로 쏠리고 있다.

알려진 스펙을 보면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은 책처럼 반으로 접는 방식으로, 접었을 때 5.5인치, 펼쳤을 때 7.6인치 화면을 갖출 것으로 전해진다. 쉽게 말해 평소에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쓰다가 필요할 때 펼치면 작은 태블릿이 되는 셈이다. 이 구조를 구현하려면 접히는 부분에서도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연성회로기판(FPCB)이 핵심 부품으로 들어가는데, 이 부품을 만드는 국내 기업 비에이치 주가는 지난 1일 하루에만 17.9% 뛰었다. 애플의 부품 발주 소식 하나가 국내 증시의 특정 종목을 들썩이게 할 만큼, 이번 신제품에 대한 공급망의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폴더블 하나에 딸린 부품 생태계

폴더블폰이 일반 스마트폰과 다른 점은, 화면 하나를 완성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정밀 부품이 필요하다는 데 있다. 접었다 펴는 동작을 수만 번 견뎌야 하는 힌지(경첩) 구조, 유리 대신 접을 수 있는 초박막유리(UTG)나 폴리이미드 필름 소재, 그리고 접히는 부위에서도 끊김 없이 신호를 전달해야 하는 연성회로기판까지, 부품 하나하나가 일반 바 형태 스마트폰보다 훨씬 까다로운 기술을 요구한다. 그만큼 이 부품들을 공급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 한번 공급망에 들어가면 장기간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애플이라는 새로운 대형 고객이 이 생태계에 합류한다는 것은, 기존 삼성 공급망에 이름을 올려온 국내 부품·소재 기업들에도 매출처가 하나 더 늘어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2일 뉴욕 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전일 대비 4.84% 오른 308.63달러에 마감했다. 폴더블 아이폰 생산 목표가 기존 700만~800만 대 수준에서 1000만 대 안팎으로 상향됐다는 소식이 배경으로 꼽힌다. 한 해외 증권사는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이 그동안 저평가돼 왔다며 목표주가를 260달러에서 400달러로 올려 잡기도 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올해 2610만 대에서 내년 3537만 대로 35% 넘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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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애플의 무기는 ‘생태계’

애플이 삼성보다 8년 가까이 늦게 폴더블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접히는 화면의 내구성이나 힌지 기술 자체에서 단숨에 앞서기는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대신 업계가 주목하는 건 애플 특유의 생태계 락인 효과다. 아이폰·아이패드·맥·애플워치로 이어지는 기존 사용자층이 이미 두텁게 형성돼 있는 만큼,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폼팩터 역시 이 생태계 안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특히 그동안 폴더블 진입을 주저해온 보수적인 애플 고객층이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계기로 움직인다면, 시장 전체의 파이 자체를 키우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애플 신제품 행사는 팀 쿡의 뒤를 이어 지난 4월 새 최고경영자(CEO)로 지명된 존 터너스의 공식 데뷔 무대이기도 하다.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총괄해 온 인물이 첫 작품으로 애플의 오랜 숙제였던 폴더블폰을 들고 나온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번 행사를 단순한 신제품 공개 이상으로 지켜보고 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좁혀진다. 애플이 후발주자로서 삼성이 쌓아온 폴더블 경험치를 얼마나 빠르게 따라잡을 것인가, 그리고 이 경쟁이 국내 부품·소재 기업들에 얼마나 오래가는 수혜로 이어질 것인가다. 폴더블폰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표준 라인업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 확인된 만큼, 당분간 시장의 시선은 9일 애플의 무대와 그 이후 판매 성적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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