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000조 투입, ‘한국형 녹색대전환’ K-GX가 온다

정부가 7일 향후 10년간 재정과 정책금융 등 총 1,000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을 발표했다. 탄소 감축을 규제 부담이 아닌 성장 전략으로 바꿔, 10년 안에 3대 녹색 제조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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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재정경제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부처가 계획을 공개했다.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정부 재정 200조원과 기후금융 790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기업 주도의 220조원 규모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가 여기에 더해진다.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제시한 녹색대전환 비전을 정부 전략과 기업 투자로 구체화한 자리다. 이 대통령은 기후위기 대응이 환경과 성장 가운데 하나를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함께 키우는 해법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전환의 중심은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다배출 업종이다. 철강은 수소환원제철, 석유화학은 전기로로 가동하는 나프타분해시설 등 탈탄소 공정을 개발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온실효과가 낮은 공정가스로 바꾸는 기술을 확보한다. 정유는 지속가능항공유 등 친환경 연료 생산을 늘리고, 시멘트는 혼합시멘트 비중을 현재 16%에서 2035년 40%로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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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동력으로는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SMR·전력기기·전력반도체·히트펌프·수소·CCUS 등 10대 녹색산업을 키운다. 전고체 배터리는 내년, 차세대 태양전지는 2028년 상용화를 추진하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를 확보한다. 송전용량을 늘리는 전력망 확충도 병행하며, 2035년까지 신규 차량의 70%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도 담겼다.

민간 220조원 규모의 시그니처 프로젝트는 주력산업 탈탄소, 청정에너지 공급망 자립, 이동수단 전동화, 주거공간 녹색전환 등 4대 분야로 구성된다. 한화큐셀은 차세대 태양전지 국산화, 포스코홀딩스는 수소환원제철 설비와 전기로 구축 및 탈탄소 생태계 조성, SK하이닉스는 용인 탈탄소전환센터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거공간 녹색전환을 공동으로 이끌고, LS전선·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5개사는 2035년까지 변압기·전선 생산설비를 늘린다. 8일에는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전기 이륜차 중심의 ‘녹색 배달 생태계’ 사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는데, IT 플랫폼 기업 가운데 유일하다. 앞서 소개한 美 데이터센터 변압기 수요와 국내 전력기기 3사 이야기와도 이어지는 대목이다.

제도 지원도 따른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 핵심부품에 대한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내년 1분기에 도입하고, SMR은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추진한다. GX 핵심기술 기업에는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고, 경제부총리가 단장을 맡는 민관합동 K-GX 협의체로 현장의 애로를 풀겠다는 계획이다. 기후대응기금을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녹색 국채의 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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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다. 790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은 지방에 50% 이상, 중소·중견기업에 70% 이상 중점 배분하고,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향후 4년간 200곳을 선정해 기업당 최대 100억원의 사업화·해외진출 패키지를 지원한다. 2030년까지 녹색전환 전문인력 7만 명도 양성한다. 수출기업이라면 글로벌 탄소 규제와 대기업 공급망의 탈탄소 요구가 갈수록 거세지는 만큼, 제품과 공정의 탄소 데이터를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좋다. 재정 200조원과 달리 790조원은 정책금융이라 융자·보증 조건을 따져봐야 하고, 세부 지원사업은 앞으로 부처별 공고를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제도 남아 있다. 규모는 방대하지만 실제 온실가스 감축 성과로 이어지려면 정교한 감축 로드맵과 사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이 10년간 150조 엔 규모의 민관 투자를 이끄는 ‘GX 2040’을 먼저 추진한 만큼, 민관합동 협의체가 형식적인 회의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앞으로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내년 1분기 도입 예정인 국내생산세액공제의 구체적 범위, 부처별로 나올 지원사업 공고, 그리고 시그니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과 중소 협력사가 얼마나 늘어나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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