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은 역대 최대인데, 다음 주 미중 회담이 변수

이달 들어 20일 만에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지만, 정작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 미중 정상회담으로 향해 있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9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714억달러로 해당 기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반도체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4% 급증하며 전체 수출 호조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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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호실적은 우연히 나온 숫자가 아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값이 고공행진하는 이른바 ‘슈퍼사이클’ 국면이 맞물린 결과에 가깝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서버용 D램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구도에서, 해외 빅테크들의 GPU 수요가 늘어날수록 그 옆에 붙는 한국산 메모리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흐름이 이번 수출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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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작 시장의 관심은 이 호실적 자체보다 다른 곳으로 쏠려 있다. 오는 24일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주 앉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 수출통제와 관련한 협상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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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그동안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의 중국 수출을 단계적으로 규제해왔고, 최근에는 주요 무역 상대국의 과잉생산 능력을 문제 삼아 추진해온 추가 관세 발표 시점마저 이번 정상회담 이후로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즉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의 지형이 다시 한번 바뀔 수 있다는 긴장감이 시장에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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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국내 반도체주 수급도 이번 회담 결과에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투자자들이 역대급 수출 실적을 자축하기보다, 다음 주로 예정된 회담 결과를 먼저 확인하려는 관망세를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공교롭게도 이 미중 회담을 앞두고 업계 내부에서도 반도체·AI 산업의 다음 방향을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는 최근 “안전 연구가 AI 능력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업계 전반의 속도 조절을 주장했는데, 그가 콕 짚은 위험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중국의 기술 추격이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 안전은 공학의 문제일 뿐”이라며 감속론에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의 입장 차는 순수한 안전 철학 논쟁이라기보다, GPU를 팔수록 이득인 엔비디아와 후발주자의 추격 속도가 늦춰지길 바라는 앤스로픽의 사업구조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국 이 논쟁 역시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라는 같은 무대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어서, 다음 주 정상회담 결과와 함께 앞으로 각국이 이 감속·가속 논쟁을 어떤 규제로 받아안을지도 함께 지켜볼 만한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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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지표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지금 얼마나 뜨거운 실적을 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성적표인 동시에, 앞으로의 향방이 개별 기업의 실적보다 국제 정치·외교 이벤트 하나에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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