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면적을 줄이는 ‘4F²’ 구조로 서버용 D램 시장 진출을 선언하자 반도체주가 급락했지만, 양산과 수율, 고객 인증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가 차세대 서버용 D램을 연내 내놓겠다고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흔들리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장 초반 4%대 하락해 6,100선 아래로 내려섰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 안팎 밀렸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락한 데 이어 외국인 매도가 이어진 영향이다.

발단은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한 차오칸위 CXMT 사장의 발언이다. 차오 사장은 지난 주말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D램 셀 구조인 ‘4F²’ 개발에 핵심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이를 적용한 서버용 DDR5 RDIMM(서버에 꽂아 쓰는 D램 모듈)을 연말까지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양과 출시일은 공개하지 않았다.
4F²는 D램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한 칸(셀)이 차지하는 면적을 줄이는 설계다. 현재 상용 D램의 주류인 6F² 구조보다 셀 면적을 약 30% 이상 줄여 같은 칩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트랜지스터의 전류 통로(채널)를 수평에서 수직으로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여서 기술 난도가 높다. CXMT는 자체 개발한 ‘VSG’ 트랜지스터로 누설 전류를 줄이고 집적도를 높였다며, 관련 특허도 300건 넘게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같은 구조를 준비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F² 로드맵을 공개했고, 삼성전자는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CXMT의 계획이 예정대로 실현된다면 일정상 앞서는 셈이다. CXMT는 7월 상하이 커촹반에 상장한 뒤 8월 모바일용 LPDDR6 양산을 공식화했고, 지난달에는 5세대 D램 공정 양산에 들어갔다고 밝히는 등 기술 행보를 이어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CXMT의 글로벌 D램 매출 점유율은 9.5%로 전 분기(7.6%)보다 1.9%포인트 올랐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2일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대 후반 떨어졌고 마이크론은 3.88%, SK하이닉스 ADR은 4.02%, 샌디스크는 5.97% 하락했다. 같은 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4.39%, SK하이닉스가 4.52% 내리며 4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였고, 13일에도 하락폭이 커졌다. 이번 급락에는 CXMT 소식 외에도 AI 인프라 투자의 자금 조달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 외국인 매도,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매물을 받아줄 수급 주체가 줄어든 점이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지나친 우려라는 시각도 있다. 키움증권은 CXMT가 양산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연말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힌 단계이고, 수율과 성능, 고객 인증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중국발 공급 과잉을 지금 주가에 반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짚었다. 서버용 메모리는 24시간 가동되는 내구성과 CPU·메인보드와의 호환성 시험을 통과해야 해, 소비자용보다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도 변수다. 하나증권은 같은 날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을 405조원으로 올리고 목표주가를 유지했다.

결국 관건은 세 가지다. CXMT가 연내에 실제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지, 서버 고객사의 인증을 얼마나 빨리 통과하는지,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F²와 HBM 같은 고부가 영역에서 격차를 얼마나 유지하는지다. 앞서 소개한 중국 YMTC의 낸드 추격에 이어 D램까지 중국의 추격이 가시화되면서, 메모리 호황 속에서도 기술 격차 관리가 한국 반도체의 중장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