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풀가동한 코스피, 하루 만에 반등 시동

미국발 물가 충격과 AI 투자 수익성 우려에 코스피가 7%대 폭락하며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지만, 하루 만에 2%대 반등하며 5,700선을 되찾았다(16일 오전 10시 55분 기준).

15일 코스피는 개장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오전 9시 7분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쏠릴 때 5분간 효력을 정지시키는 장치)가 발동됐고, 5분 뒤 코스닥에서도 같은 조치가 이어졌다. 그래도 매도세는 잦아들지 않았다. 낮 12시 23분 코스닥, 12시 38분 코스피에서 1단계 서킷브레이커(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20분간 거래를 멈추고 이후 10분간 단일가 매매를 하는 장치)가 잇따라 발동됐다. 양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같은 날 발동된 것은 7월 29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코스피는 결국 7.57% 급락한 5,554.2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4월 7일 이후 최저이고, 7거래일 연속 하락은 2024년 9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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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방아쇠는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3.7%로 8월(3.4%)보다 높아지고 시장 전망치(3.6%)도 웃돌았다. 근원 CPI도 2.6%로 전망(2.5%)을 넘어서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고, 나스닥은 1.88% 하락했다. 여기에 AI 기업들의 부채 부담과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겹치며 AI·반도체주 매도세가 한국 시장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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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9.48% 급락한 21만원, SK하이닉스는 11.06% 급락한 126만 2,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 6,2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반도체 대형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외국인이 이들 종목을 던지면 지수 전체가 함께 크게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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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 투자한 개인의 반대매매(증권사가 담보가 부족한 계좌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조치) 우려도 커졌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직전 고점인 약 38조원에서 33조~34조원대로 줄어드는 데 그쳤고, 전문가들은 “반대매매가 반대매매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은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15일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면서 다우지수가 1.08% 오르는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086%로 내려 8월 1일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보였고, 코스피 야간선물도 3%대 후반 올랐다. 16일 코스피는 99.77포인트(1.80%) 오른 5,653.99로 출발했고, 오전 10시 55분 기준 5,702.72(+2.67%)로 5,7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은 3%대 상승 중이다. 삼성전자는 2.14%, SK하이닉스는 2.38% 오르고 있고, 현대차(6.77%)와 삼성바이오로직스(4.97%) 등도 강세다. 다만 외국인은 이 시각 코스피에서 3,22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팔자를 이어가고 있고, 개인(285억원)과 기관(651억원)이 순매수로 받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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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통계는 반등에 힘을 싣는다. 역대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15차례 중 9차례는 다음 거래일 상승으로 돌아섰고, 5% 이상 폭등한 경우도 5번이었다. 지난 7월에는 이틀 연속 발동된 뒤 이틀 만에 17.91% 오르는 사상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이 과도했다는 기술적 반발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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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등이 추세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AI 투자의 수익성과 자금 조달에 대한 의문이 해소된 것은 아니고, 외국인 순매도도 계속되고 있다.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약 27%로 반영하고 있으며, 이달 말 FOMC에서는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키움증권은 최악의 경우 선행 PBR 1.0배 수준인 코스피 5,100선을 저점권으로 봐야 한다며, 3분기 실적 시즌에서 기업 이익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당분간 지수가 뉴스 하나하나에 크게 출렁이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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